처음엔 정당방위가 인정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상대가 먼저 손을 댔으니까요. 그런데 변호사님 설명을 들으니 법원이 보는 정당방위는 제 생각과 완전히 다르더군요.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 상대의 위협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법적으로 판단하는 거라고 했어요. 우리는 거리에서 우발적으로 맞붙은 거라서 그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요.
그러면서 변호사님이 흥미로운 말을 했는데, 합의금 액수가 낮으면 법원이 "피해가 별로 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였어요. 반대로 합의가 제때 이뤄지고 액수가 적절하면 그것 자체가 피고인의 성실성과 반성을 보여주는 자료가 된다고 했습니다. 즉, 정당방위 판단과는 별개로 합의 과정과 금액이 양형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었어요.
저는 지금까지 정당방위를 증명하는 데만 집중했는데, 사실 그건 법원 판단이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얼마나 빨리 책임감 있게 합의하는지를 보여주는 거구나 싶었어요. 상대방도 상처를 입었고, 제가 욱해서 손을 낸 건 사실이니까요. 정당방위가 인정 안 되더라도 성실한 합의와 진정한 반성이 있으면 벌금이나 처벌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변호사님 말로는 이미 상대방이 합의 의사를 보였다고 하니 앞으로는 정당방위 주장보다 책임 있는 태도로 일관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