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후 판사 앞에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이 피해자 진술서였습니다. 제 반성문은 꼼꼼히 준비했는데, 정작 판사가 자주 언급한 건 상대방이 법정에 제출한 진술서 내용이었어요. 상대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어떤 부분을 용서하기 힘들었는지가 판결문에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변호사한테 물어보니 합의 여부도 중요하지만 피해자가 판사에게 어떻게 느껴지는지도 판단에 크게 작용한다고 했어요. 제가 일찍 합의했어도 상대방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진심 어린 모습이었으면 그게 결국 제 양형을 좌우했다는 뜻이었습니다. 반성문만 잘 쓴다고 끝이 아니라, 상대방을 얼마나 제대로 마주했는지가 법정에서 드러난다는 걸 뒤늦게 이해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