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가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요즘, 문득 지난 몇 개월을 돌아보니 가장 힘들었던 게 수면이었어요. 사건 직후 한 달간은 정말 밤마다 3시간 정도만 자고 깼습니다. 자다가도 불안감에 벌떡 일어나고, 천장을 바라보다가 새벽 5시가 되곤 했어요.
처음엔 이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변호사님과 상담하고 합의 일정이 잡히면서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물론 여전히 밤에 깨긴 하지만, 그래도 5시간, 6시간 자는 날들이 생겼습니다. 아마 합의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마음이 조금 놓인 것 같아요.
밥도 마찬가지였어요. 초반에는 밥을 삼킬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챙겨주시는 밥을 억지로 먹는 식이었죠. 그런데 반성문을 쓰는 과정에서 뭔가 달라졌어요. 내가 정말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고, 상대방을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다 보니까 가슴이 조금 가벼워진 거 같았어요. 그러다 보니 밥도 좀 먹을 수 있게 되고, 밤에도 조금은 편하게 누울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신체와 정신이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었어요. 법적 절차를 밟으면서도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습니다. 합의금 액수나 법원 판단보다도, 스스로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밤 11시면 피곤해지고, 아침에 일어나서 밥도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작은 변화지만 나한테는 큰 의미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