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지막 상담을 마쳤어요. 8회차였는데, 첫 회기 때랑 비교하면 정말 다른 심정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처음엔 솔직히 '이것도 해야 하나' 싶으면서 마지못해 예약했던 기억이 나네요. 검찰 단계에서 양형자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변호사 조언도 있었고, 일단 뭐라도 준비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상담사분은 특별하게 뭔가 큰 변화를 강요하지 않으셨어요. 대신 매 회기마다 제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지난주에 뭐가 힘들었는지를 차분하게 물어봐주셨습니다. 처음 두 세 회기는 저도 막연했어요. 뭘 얘기해야 하나 싶고, 상담이라는 게 내 문제를 지적받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고요. 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그냥 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네 번째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 상담사분이 "지금 당신이 여기 와서 얘기하는 것 자체가 변화를 원하는 신호"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때 좀 먹먹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이 모든 게 의무처럼 느껴졌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조금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검찰에 제출할 서류가 필요해서 온 게 아니라,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구나 싶었습니다.
6회차부터는 상담사분이 구체적으로 생활 습관이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제시해주시기 시작했어요. 추상적인 조언이 아니라 정말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실제로 해보니 처음엔 어색했지만, 한두 주일 지나니 제 변화를 스스로 느껴졌습니다. 엄마도 "요즘 좀 낫긴 한데" 이렇게 말씀하셨고요.
마지막 회기에선 상담사분이 "이제부터는 당신이 배운 걸 혼자 적용해가는 거고,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고 해주셨어요. 상담 기록은 당신이 원하면 진단서와 함께 법원에 제출할 수 있고, 그게 판단 자료가 될 거라고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실 양형자료 측면에서 봐도 외래 상담 기록은 꽤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변호사가 얘기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만이 목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검찰 송치 이후로 계속 마음이 무거웠는데, 8주 동안 상담을 받으면서 조금씩 내 발을 디딜 수 있게 된 느낌이에요. 완전히 괜찮아진 건 아니지만, 최소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이 보이니까요.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제는 그 결과가 나오고도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외래 상담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은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