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 전화가 왔을 때 저는 일어난 지 얼마 안 됐어요. 그 전화 이후로 제 하루하루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침이 제 사건의 시작점이었던 거네요. 경찰 조사 전날밤도 있었고 조사 당일도 있었지만, 사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통보 전화였어요. 현실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수사 초기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요. 법원이 뭐고, 검찰이 뭐고,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는지, 제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뭔지 하나도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봤지만 제 상황과 정확히 맞는 정보를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께 알렸어요. 너무나 하기 싫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생각보다 침착하셨어요. 물론 실망하셨겠지만, 바로 다음 날 로펌을 찾아주셨어요.
변호사 선임 후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변호사님은 처음 상담에서 제 상황을 듣더니 경찰 조사 때 조심스럽게 대답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것이 양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조언이 정말 도움이 됐어요. 경찰 조사 때 저는 솔직하게 모든 걸 말했거든요. 처음엔 이게 맞는 결정일까 불안했지만, 나중에 검사님이랑 만났을 때 검사님이 제 성실한 태도를 언급해주셨어요.
경찰서에 나가서 조사받는 동안 저는 제 인생이 이렇게 돌아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조사실에서는 그걸 참느라 정신없었어요. 조사는 생각보다 길었고, 제가 잘못한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과정이 제가 제 자신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수사 단계가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외래 상담을 받기로 했고, 진단서를 받기로 했으며, 필요한 교육도 이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변호사님은 이런 것들이 검찰 단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처음엔 이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의심했지만,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조금 놓입니다. 경찰서 출석 통보를 받던 그 아침, 저는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아침이 저를 변화시킨 시작점이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