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공판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어요. 어제는 변호사님과 마지막 통화를 했는데, 생각보다 할 말이 많더라고요. 변호사님이 강조한 게 '준비물'이었어요. 단순히 신분증, 통장 사본 이런 게 아니라 지난 몇 개월간 모아둔 자료들을 원본과 사본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외래 상담 기록지 8회치, 진단서, 교육 이수증, 검찰 단계에서 제출했던 반성문 사본, 그리고 변호사가 작성한 양형 의견서까지.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싶었는데 변호사님은 "법정에서 갑자기 필요해질 수 있으니 여분으로 한 두 장씩 더 챙기세요"라고 했어요. 사실 검사 면담할 때부터 이런 자료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왔어요. 검사가 직접 손으로 펼쳐보고 읽더니까요.
공판 준비하면서 느낀 게, 결국 이 모든 서류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는 거예요. 상담을 받았다는 건 스스로 문제를 인식했다는 뜻이고, 교육을 들었다는 건 배움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인 거죠. 진단서도 마찬가지로. 각각이 흩어진 증거가 아니라 검사와 판사에게 보여줄 수 있는 연속된 행동들이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조금 놓였어요.
물론 여전히 떨리긴 합니다. 법정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상할 수 없으니까요. 변호사님은 "있는 그대로 답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제일 어렵더라고요. 며칠 남지 않았으니 오늘은 준비물 다시 한 번 체크하고, 내일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