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님이 경찰 조사 때 받은 진술 녹음본 사본을 드셨어요. 처음엔 안 듣고 싶었는데 결국 들어봤습니다. 자기 목소리가 녹음돼 있다는 게 이렇게 불편할 줄은 몰랐어요. 말투, 침묵하는 구간, 답변 흔들리는 부분까지 다 생생하게 남아있더라고요.
가장 놀랐던 건 내가 생각했던 것과 실제 진술이 조금 다르다는 거였어요. 머릿속으로는 명확하게 설명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뒤뚱거리는 부분이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검사 신문 전에 변호사님과 다시 한 번 진술 내용을 정리했어요. 특히 일관성 있게 전달하는 것, 불필요한 추가 설명을 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녹음본을 들으면서 제 심정도 다시 생각해봤어요. 조사 당시엔 긴장도 많았고, 뭔가 내가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너무 방어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자기 입장을 설명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반성과 책임감이 드러나지 못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변호사님은 공판에서 그런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보완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저도 마음가짐을 다시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검사 신문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진술 녹음본을 듣는 것도 처음엔 피하고 싶었지만, 결국 스스로를 돌아보고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과정이 고통스럽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한테는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