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받고 이제 3개월쯤 됐어요. 처음엔 시간이 엄청 빨리 가는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정말 길더군요. 판사님 말씀 다시 생각해보면서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낼지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집행유예라는 게 두 번째 기회처럼 느껴졌거든요.
가장 먼저 한 게 일과표 재정비였어요. 이전에도 했지만 이번엔 진짜 목표를 정했어요. 단순히 규칙을 지키는 걸 넘어서,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니까 달랐어요. 회사는 여전히 똑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퇴근 후 시간을 어떻게 쓸지가 중요하더라고요. 처음엔 무기력하게 집에 와서 핸드폰만 봤는데, 그러다 보니까 자꾸 과거 생각이 나고 부정적이 돼요. 그래서 헬스를 다시 시작했어요. 진짜 진심으로 몸을 단련하려는 마음으로요.
헬스장 가면서 느낀 게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저한테 관심도 없다는 거였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그걸 몸으로 깨달았어요. 내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했는지, 남들이 날 지켜보고 있다고 착각했는지가 보여요. 그냥 내 인생을 사는 거예요. 조용하게, 충실하게.
직장에서도 많이 달라졌어요. 처음 복귀했을 땐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봐 신경 썼거든요. 근데 지금은 일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러워졌어요. 당연히 조심해야 할 것들은 조심하지만, 그게 비틀거리는 느낌은 아니에요. 직장 선배한테 회의 결과 보고할 때도 떨리지 않고, 점심시간에 동료들이랑 웃고 떠들 수도 있게 됐어요. 이게 정상적인 일상이구나 싶었어요.
가정 분위기도 확실히 달라졌어요. 부모님이 저를 대하는 방식이 점점 변하고 있어요. 처음엔 조심스럽고 조금 거리감이 있었는데, 요즘은 진짜 편해 보여요. 엄마가 시장 다녀와서 제 좋아하는 반찬을 따로 담아주시고, 아빠는 저한테 회사 얘기를 물어봐요. 작은 거지만 그런 일상이 저한테는 엄청 소중해요. 잃어봤으니까 더 그런 것 같아요.
다만 조건을 지키는 게 자동적으로 돼가는 게 약간 무서워요. 습관처럼 되면 진짜 반성이 뭔지 잊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며칠에 한 번씩 판결문을 다시 읽어요. 판사님이 왜 이 결정을 내렸는지, 나한테 뭘 원했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거죠. 그럼 또 마음이 다잡혀요.
요즘 느낀 게, 복구라는 게 뭐냐면 결국 일상을 되찾는 거라는 거예요. 특별한 뭔가가 아니라 평범한 날들을 성실하게 사는 것. 그게 제일 어렵고, 그래서 제일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