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성문, 몇 번을 다시 써도 부족한 기분

🌳· 약 3시간 전· 👁 9· ♥ 1· 💬 4

변호사님이 양형자료 준비하면서 반성문을 좀 더 깊이 있게 작성해달라고 하셨어요. 처음엔 간단히 생각했는데 막상 펜을 들면 말이 잘 안 나왔습니다. 내가 뭘 반성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디부터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해야 하는지 경계가 흐릿하더라고요.

며칠 전에 작성한 첫 번째 버전을 변호사님께 보냈는데 돌아온 말이 "너무 관념적"이라는 거였습니다. 내 행동이 어떻게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는 뜻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자꾸 "나는 이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같은 설명이 들어가려고 하거든요. 변호사님은 반성문에서는 그런 변명은 빼고, 순수하게 내 행동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두 번째 버전부터는 좀 다르게 접근했어요. 그날 내 심리 상태, 판단이 흐렸던 이유, 상대가 어떤 기분이었을지 생각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쓰니까 좀 더 진정성 있는 글이 되는 것 같은데, 동시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솔직하게 마주하는 게 이렇게 무거운 일이란 걸 처음 느껴요. 며칠에 걸쳐서 몇 번을 고쳤는데도 "이게 맞나" 싶은 불안감이 떨어지지 않네요.

지금까지 쓴 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버전이 나왔다고 변호사님이 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뭔가 빠진 느낌이 드립니다. 판사님이 보셨을 때 진심이 드러날까, 아니면 형식적인 문서로 보일까 고민이 되거든요. 이런 게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알고 있어서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혹시 비슷한 경험하신 분들 계신가요, 반성문이 실제로 얼마나 중요한지 궁금합니다.

무너진일상 의 다른 글

전체 보기 →

댓글 4

🌲· 약 3시간 전
변호사님이 좋다고 하신 버전이 나왔다는 게 이미 답인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오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예요.
🌳· 약 3시간 전
변호사님 피드백을 받으면서 계속 고쳐나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진심을 드러내는 거 아닐까 싶네요. 판사님도 그 흔적을 읽을 거라고 봅니다.
🌳· 약 3시간 전
제 경우엔 변호사님이 다섯 번째 버전을 읽으시고서야 "이제 보인다"고 하셨어요.
🌳· 약 2시간 전
다섯 번이나 하셨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저도 그 정도 끈기로 해봐야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

자유게시판 의 다른 글

전체 보기 →
반성문 쓰는 게 이렇게 어렵네요[3]N익명사용자·16:04반성문 쓰다가 울컥했네요[9]🌲둘이서 멈춤·10:441심 판결문 읽고 한참 멍했어요[6]🌳야식파괴자·10:22항소심 준비, 1심 판결문 다시 읽었어요[6]🌲다시일어선·09:37교육 프로그램 끝내고 나왔어요[7]🌳다시봄을·07:15성폭력 예방 교육, 듣고 나니 다르네요[7]🌳반성문앞에서·06:50반성문, 다섯 번째 초안[9]익명사용자·02:17밤 열한 시에 자리에 누우면[10]🌳조용한밤·어제진술서와 반성문, 구분이 애매했어요[8]🌲둘이서 멈춤·어제직장 복귀 3주차 느낌[8]익명사용자·어제요즘 밤 10시에 자동으로 깨는 중[10]익명사용자·어제엄마가 처음으로 제 손 잡아주셨어요[10]🌳야식파괴자·어제항소심 법정 출석 날 아침[8]HOT🌳늦게배운컴·어제1심 선고 날짜가 나왔어요[9]익명사용자·어제검찰 소환, 실제로는 어떻게 진행되나[10]🌳끊어낸핸들·어제교육 수료 후 첫 직장 복귀[10]🌳늦은후회·어제반성문 쓰다가 자꾸 변명이 나와요[7]🌳무너진일상·06-141심 판결까지 남은 기간, 시간이 참 길게 느껴져요[9]HOT익명사용자·06-14벌금 납부하고 처음 느낀 것[6]익명사용자·06-14일정표 붙여놓고 한 달 됐어요[8]HOT🌳야식파괴자·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