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한 권을 끝내는 것도 성취감이네요

🌲· 약 2개월 전· 👁 14· ♥ 4· 💬 6

지난달에 읽던 소설을 어제 드디어 다 읽었어요. 사실 예전처럼 책을 손에 집어 들기가 쉽지 않았는데, 최근 몇 개월 동안 조금씩 다시 시작하고 있어요. 처음엔 집중력이 정말 떨어져 있었어요. 한 페이지를 읽어도 내용이 안 들어오고, 같은 문장을 다섯 번은 읽었던 것 같아요. 상담을 받으면서 이런 것도 증상이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처음엔 너무 자책하지 말고 짧은 글부터 시작해보라는 조언을 받았어요.

그래서 처음엔 에세이부터 시작했어요. 한 편에 10분 정도면 끝나는 분량들이었어요. 그걸 3주일 정도 했더니 조금씩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 다음에 시집을 한 권 샀고, 또 그 다음에 단편 모음집을 읽었어요. 책장 위에 쌓여 있던 것들을 천천히 건드려보는 시간들이었어요. 이게 지금 한 달 반 정도 돼서, 드디어 장편 소설을 손에 집을 수 있게 됐던 거예요.

책 읽는 걸 다시 시작하면서 느낀 게 있어요. 내 마음이 다시 누군가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소설 속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고, 그 사람이 마주한 선택지를 함께 고민하고, 결말에서 뭔가 한숨을 쉬는 기분. 이런 경험들이 오래간만에 돌아온 거였어요. 외래 상담을 받고 있지만, 내 머리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책 속에서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보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그게 아주 작은 위로가 됐어요.

요즘 도서관에 들어가는 게 재미예요. 예전엔 도서관 가면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냥 구경 다니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새로운 책들도 보고, 읽고 싶은 책 리스트도 만들고. 어제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바로 다음 책을 빌려왔어요. 이미 1장을 읽었는데 이것도 금방 빠져들 것 같아요.

일기도 계속 쓰고 있지만, 요즘은 일기에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써요. 그날 읽은 부분에서 뭔가 느껴지는 구절도 적고, 그 구절이 내 마음에 왜 닿았는지도 풀어서 써봐요. 상담선생님도 그게 좋다고 하셨어요. 내 감정을 다시 정렬하는 시간이 된다고요. 책도 읽고, 일기도 쓰고, 그 과정에서 내 마음도 조금씩 정리되는 것 같아요.

작은 성취감이지만, 책 한 권을 끝냈다는 게 요즘 내게는 꽤 큰 의미가 있어요. 그것도 처음엔 한 페이지도 어려웠던 상태에서. 이렇게 천천히 올라오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상담도 6개월째인데,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뭔가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알게 해줍니다. 다음 주에 상담 받을 때 이 얘기를 해야겠어요. 선생님도 좋아하실 것 같거든요.

조용한밤 의 다른 글

전체 보기 →

댓글 6

🌲· 약 2개월 전
이 글 읽으니까 마음이 놓이네요. 저도 상담받으면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거든요.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하면 정말 달라진다는 걸 느껴요. 책장 앞에서 한숨 쉬던 게 이제는 기대감으로 바뀐다니, 정말 좋은 변화예요. 응원합니다.
🌲· 약 2개월 전
책을 다시 집어들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변화네요. 저도 요즘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이 글 읽으니까 조금씩 시작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네요. 짧은 글부터 천천히 진행하는 방식이 좋은 참고가 됩니다.
🌲· 약 2개월 전
이 글을 읽으니까 저도 한 번 돌아보게 되네요. 저도 지금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거든요. 재판 진행되면서 마음이 자꾸 한곳에만 맴도는데, 예전에 즐기던 것들을 천천히 다시 시작해보려고 해요. 글을 읽으면서 느껴진 건데, 작은 단계들을 거쳐서 결국 장편까지 읽게 되셨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이 그냥 독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다시 챙기는 거라는 표현이 와닿았어요. 특히 "누군가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부분이 공감돼요. 저도 지금 그런 작은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져요. 도서관 구경하고, 짧은 글 읽고, 그렇게 조금씩 마음이 돌아오는 경험들이요. 요즘 제 상황이 무거워서 처음엔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혔는데, 이런 글을 읽으니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계속 책장을 채워나가시길 응원할게요.
🌲· 약 2개월 전
글 읽다가 마음이 확 편해졌어요. 저도 지난몇 개월 동안 집중력이 정말 떨어져 있었는데, 이렇게 천천히 다시 시작하는 게 맞구나 싶네요. 도서관 가는 게 재미라니, 정말 좋은 변화예요. 응원합니다.
익명사용자· 약 2개월 전
책 한 권 다 읽었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저도 최근에 짧은 글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어서 공감됩니다.
🌲· 약 2개월 전
천천히 다시 시작하는 게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저도 사건 진행되면서 집중이 안 됐는데, 짧은 글부터 차근차근 하니까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책장 위의 책들을 다시 건드린다는 표현이 와닿네요. 다음 책도 화이팅입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

자유게시판 의 다른 글

전체 보기 →
변호사 선임 후 달라진 일정 관리법[3]N🌲막막한새벽·17:17공판준비기일 통보받고 정신 차렸어요[6]🌲합의앞두고·06:50합의금 얘기를 꺼낼 때가 왔어요[4]🌲다시일어선·어제법원 일정이 자꾸 밀리네요[10]HOT🌲둘이서 멈춤·07-15첫 변호사 상담 받고 든 생각[8]HOT익명사용자·07-15공판 기일 전에 생각할 것들[12]HOT🌲다시일어선·07-15공탁금 재공탁할 뻔했어요[6]🌲합의앞두고·07-15직장 복귀, 이제 시작이네요[8]🌲막막한새벽·07-141심 판결 앞두고 마음이 자꾸 흔들려요[8]HOT🌲무너진일상·07-14엄마가 법정에 가기 싫다고 했다[8]HOT🌲달림이3년·07-141심 판결까지 남은 기간,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8]HOT익명사용자·07-14검찰 송치, 이제 기다리는 수밖에[12]HOT🌲막막한새벽·07-13합의금 낼 타이밍, 결국 변호사와 싸웠다[6]HOT익명사용자·07-12아침 산책이 일상이 되었어요[8]HOT🌲다시봄을·07-12양형자료 패키지 준비하다가 빠뜨린 게 있었어요[10]HOT익명사용자·07-11공판 전에 변호사랑 진술 맞춰야 하나요[10]HOT🌲둘이서 멈춤·07-11복직 허락받고 느낀 것[8]HOT🌲끊어낸핸들·07-11상대 진술이 자꾸 바뀌어서 혼란스러워요[8]HOT익명사용자·07-09증거 정리하다 놓친 걸 발견했어요[10]HOT익명사용자·07-09법원에서 받은 교육 프로그램을 마쳤어요[9]HOT🌲다시일어선·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