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초기에는 제 잘못을 인정하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회식 자리에서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었고, 상대방도 때렸으니까 쌍방 폭행이라고만 생각했거든요. 변호사와 첫 상담할 때도 "합의 시점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귀에만 들었지, 정말로는 와닿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전환점은 아내였어요. 처음에 아내는 제 입장만 계속 들으면서 상대방 탓을 했는데, 변호사가 가족 상담도 함께하자고 권했어요. 아내가 상대방 입장에서 사건을 다시 보니까 달라졌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네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그 말이 정말 컸어요. 아내가 없었으면 저는 계속 자기합리화만 했을 겁니다.
반성문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첫 번째 반성문은 제 상황을 설명하는 데만 집중했거든요. 변호사가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을 때, 아내가 옆에서 "그래, 너는 왜 상대방이 다쳤는데 그걸 생각 안 하고 너 변명만 해?"라고 말해줬어요. 그제야 제가 뭘 잘못했는지 정말로 깨달았습니다.
합의 협의 과정도 가족이 함께였어요. 합의금을 어느 정도로 할지 의논할 때, 아내는 상대방 진료비를 전부 다 내고 위로금까지 실질적인 금액으로 줘야 한다고 했어요. 처음엔 비싼 것 같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판사한테 가장 강한 메시지였던 것 같습니다. 변호사도 "합의금액이 충분하고 진정성이 있으면 형량이 달라진다"고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 사건에서 양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합의 타이밍이나 반성문 자체가 아니라, 가족 관계가 튼튼했다는 사실이었어요. 판사는 범죄 사실뿐 아니라 피고인의 성정과 환경도 봅니다. 아내가 제 곁에서 제를 정당화하지 않고 올바르게 지적해줬다는 것,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