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가 성립되고 나서 일주일쯤 지났을 때 문득 든 생각이 있었어요. 사건 초반에는 상대방이 정말 화난 상태였고, 연락도 빨리 끊겼고, 합의 얘기를 꺼낼 때도 거부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합의금 첫 회차를 입금하고 나니까 상대방의 톤이 확확 달라지더라고요. 변호사 선생님한테 물어봤더니 이게 실은 자연스러운 거라고 하더군요. 상대방도 결국 피해자고, 실제 손해배상이 이루어지는 걸 보면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한다는 거였어요.
그게 와닿았던 게, 합의 과정에서 내 진정성이 상대방한테 전달되는 게 말이 아니라 행동이구나 싶었거든요. 반성문도 여러 번 쓰고, 변호사도 다시 봐달라고 했고, 결국 합의금도 계획한 대로 진행했을 때 상대방도 '아, 이 사람이 정말 반성하는 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어요. 그전까지는 아무리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해도 상대방 입장에선 그게 진짜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수가 없었겠죠.
이제 법원 일정을 기다리는 중인데, 변호사가 말한 게 이 합의 성립과 이행 과정 자체가 양형에서 감경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거였어요. 단순히 합의금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빨리, 성실하게 합의를 진행했는지도 법원이 본다고 했어요. 처음엔 그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상대방과의 관계 복원 과정 자체가 내 반성의 증거가 되는 거네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지금처럼만 성실하게 진행하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