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변호사님한테서 들은 말이 있습니다.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많지만, 법관 입장에서는 결국 피고인이 진짜 달라졌는가를 봅니다"라고요. 그 말이 자꾸 맴돕니다.
저는 지금 금주 80일 정도 되었습니다. 처음 며칠는 진짜 지옥이었어요. 술 생각이 자꾸 났고, 스트레스 받으면 손이 자동으로 냉장고로 갔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카톡으로 "아빠, 오늘도 화이팅"이라고 보낸 메시지를 볼 때마다 버텼어요. 아들 학부모 면담에서 담임선생님이 "요즘 아이가 많이 밝아졌다"고 하신 말씀도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금주 자체가 양형 감경 자료가 되는지는 사실 확실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명시된 기준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제 생각엔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8이었으니 형량이 이 정도, 전과가 2범이니 가중처벌 대상, 이런 식의 기계적 판단만 하는 법관은 드물다는 뜻입니다. 결국 반성문이나 교육 이수증, 피해자 합의, 그리고 금주 같은 것들이 모여서 "저 사람은 진짜 바뀌려고 노력했구나"라는 인상을 만드는 거 같습니다.
재범방지교육 수료증도 이미 받았고, 반성문은 세 번 다시 썼습니다. 처음엔 변호사님 조언에 따라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인식했습니다" 같은 피상적인 표현으로 썼는데, 마지막엔 정말 내 마음을 썼어요. 왜 술에 의존했는지, 가족을 어떻게 상처 입혔는지, 앞으로 뭘 할 건지. 그런 글이 법관 눈에 더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금주 100일을 목표로 잡은 이유가 있습니다. 판결 날짜가 아직 정확히 안 나왔지만, 변호사님 예상으로는 석 달쯤 더 걸릴 거라고 했거든요. 그때까지 최소 5개월은 술을 안 마셔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증거자료로 제출할 수 있도록요.
물론 금주만으로 감경을 받을 리는 없습니다. 피해자분과의 합의도 진행 중이고, 보험금 처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법관이 최종 판결을 내릴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결국 그 사람의 태도라고 봅니다. 서류상 숫자와 증명서들도 중요하지만, 그게 진짜 반성으로 뒷받침되는지 아닌지를 보는 거죠.
100일이 되는 날,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놨습니다. 그 날이 꼭 판결 날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어요. 그 날까지 버티는 것 자체가 이미 내 인생에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