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장 준비하면서 변호사분이 추가 양형자료 리스트를 건네주셨는데, 그 중에 병력증명서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이게 뭐하는 자료지?" 싶었어요. 죄와 무슨 상관이 있나 싶기도 했고요.
변호사님 설명을 듣다 보니 판사 입장에서는 피고인의 신체적·정신적 상태도 양형 참고 자료로 본다는 거더라고요. 특히 과거에 정신건강 의료 기록이 있거나 만성질환이 있으면, "당시 피고인의 심신 상태가 온전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었어요. 물론 죄를 덜어주는 직접 이유는 아니지만, 감형의 근거가 될 수는 있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지난 10년간 다닌 병원들 다 돌아다니며 기록을 떼기 시작했어요.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폐업한 병원도 있었고, 자료 이관 병원도 있었고. 그 와중에 제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건 또 다른 경험이었어요. 과거에 겪었던 것들이 기록에 남아있다는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 설명하기 어렵네요.
지금 고민인 건 정확히 어느 정도까지 제출해야 하냐는 거예요. 모든 기록을 다 내면 오히려 판사에게 나쁜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 같고, 너무 선별하면 중요한 걸 빠뜨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변호사님과는 또 논의하기로 했는데, 혹시 비슷한 상황에서 양형자료로 병력증명서를 활용하신 분들의 경험담이 있을까요? 어떤 기준으로 자료를 선별하셨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