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으로 법정에 들어갔습니다. 1심 선고 때는 판사님 앞에서 몇 마디 했지만, 이번엔 달랐어요. 항소심이라는 게 뭔지 체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건 항소심은 1심과 다르다는 거였어요. 새 증거를 제출할 수 있고, 법률 논거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앉아있으니 그게 무슨 의미인지 조금 와닿았습니다. 어제는 변론기일이었거든요. 제 변호사님이 1심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검사님 쪽에서도 반박하는 것을 들으면서 처음 깨달았어요.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얼마나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는지 말이에요.
제일 놀랐던 건 양형 자료 역할이었습니다. 변호사님이 1심 이후 제가 모아둔 직장 근속 증명서, 지난 1년간의 상담 기록, 직장 상사의 추천장 같은 것들을 법정에 제출했는데, 판사님이 실제로 읽으시는 모습을 봤어요. 눈에 띄는 건 아니지만, 그 자료들이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는 걸 느껴졌습니다. 처음엔 반성문이 그렇게 중요한가 싶었는데, 어제 경험해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변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거물들이 더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호사님과 나가면서 한 말씀이 기억남니다. 항소심에서 양형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높아질 수도 있다는 거였어요. 항소장을 낼 때 얼마나 신중하게 준비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금 그게 무섭기도 하고, 동시에 마지막 기회처럼 느껴져요. 1심에서 하지 못한 설명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좋은데, 그만큼 책임감도 무겁습니다.
퇴근하면서 생각했는데, 항소심을 단순히 법적 절차로만 생각했던 제 자신이 무뎠던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이 준비 과정에서 여러 번 말씀하셨던 것들이 법정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봤으니까요. 앞으로 남은 준비 기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더 절실해졌습니다. 혹시 비슷한 단계에 계신 분 있으시면, 변호사님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양형 자료를 정성껏 챙기는 게 정말 의미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