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준비하면서 가장 헷갈렸던 게 진술서와 반성문의 경계였어요. 변호사님도 처음엔 "둘 다 준비하세요"라고만 하셔서, 저는 같은 내용을 두 번 쓰는 건가 싶었거든요.
결국 제 방식을 정리하게 됐는데, 진술서는 사건 경위와 당시 심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데 집중했어요. 언제 어디서 뭘 했고,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요. 반성문은 거기서 한 발 나아가 현재 시점에서 당시 행동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앞으로 뭐가 달라질 건지를 썼습니다.
처음 초안을 변호사님께 보냈을 땐 반성문이 너무 자책만 가득했어요. 형식적으로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반복하는 식이었죠. 그런데 변호사님이 지적하신 게, 그게 오히려 법정에선 성의 없어 보인다는 거였어요. 본인이 뭘 구체적으로 깨달았고, 어떤 노력을 이미 시작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요.
그래서 다시 썼습니다. 외래 상담 받으면서 깨달은 부분, 진단서에 나온 전문가 의견을 반성문에 자연스럽게 녹여냈어요. 마치 그 과정이 제 변화의 증거처럼요. 진술서와 겹치는 부분도 생겼지만, 반성문에선 "그때의 제 판단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이제 알겠습니다"라는 식으로 해석을 덧붙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진술서와 반성문은 같은 사건을 보는 서로 다른 렌즈인 것 같습니다. 하나는 기록, 하나는 성찰인 거죠. 혹시 같은 고민 하시는 분 있으면, 둘을 완전히 다른 글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이전"과 "이후"를 보여주는 도구로 생각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