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기소장을 받은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변호사분과 1심 준비 계획을 세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준비한 양형자료들이 실제로 법정에서 어떻게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어떤 순서로 제출하고 진술해야 할지에 대한 얘기였어요.
변호사분이 강조한 게 "기소 사실과 직접 맞닿아 있는 자료부터"라는 거였습니다. 반성문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사건 후 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 우선이라고 했어요. 직장 복귀 증명, 가족관계 회복 증거, 상담 기록 같은 것들이 판사한테 설득력이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과도하게 보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보여주기"였어요. 너무 많은 자료를 한꺼번에 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고, 너무 적으면 준비 과정이 묻혀버릴 수 있다는 거죠. 변호사분과 함께 각 자료마다 법정에서 제출할 때 내가 어떤 맥락에서 설명할지를 미리 정했습니다.
1심이 몇 주 남지 않았는데, 지금은 준비 자료보다 법정에 가서 제 목소리로 무엇을 말할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형자료도 결국 제가 직접 법정에서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를 뒷받침할 때만 의미가 있다고 변호사분도 말씀하셨어요. 변호사 선임 후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이 바로 이런 "준비 과정의 방향성"을 재정렬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