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을 받은 지 열흘쯤 됐어요. 법원에서 나오면서 변호사님이 말씀해주신 대로 판결문 사본을 정리했고, 검찰에 항소 기한도 확인했습니다. 형량 자체는 예상 범위 내였거든요. 이제 남은 건 집행유예 기간을 성실하게 보내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출근하면서부터 뭔가 달라진 거 있습니다.
회사에 복귀한 지 꽤 됐는데, 선고 후엔 분위기가 진짜 달라요. 혼자 느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동료들이 제 쪽을 보는 눈이 조금 조심스러워진 거 같고, 회의 때 제 의견을 말해도 예전처럼 자연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듭니다. 회사 입장에서야 변제도 받았고 합의도 됐으니 법적으로는 끝났겠지만, 일상적인 직장생활에서는 그게 다가 아닌 거네요.
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은 인사평가입니다. 이번 상반기 평가에 선고 이후 생활 태도가 어떻게 반영될지 몰라서요. 변호사님께 여쭤봤는데, 형사 판결 기록 자체가 인사 자료로 직접 활용되긴 어렵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직장 내 신뢰도는 법과 별개의 문제라는 걸 요새 느끼고 있습니다. 같은 부서 선배한테 조심스럽게 여쭤본 결과, 제 성과와 태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고는 했지만, 그 말이 얼마나 진심인지는 알 수 없죠.
이상한 게, 법적으로는 합의서 제출로 형사 절차가 거의 마무리되는데, 사회적으로는 선고가 끝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양형자료도 잘 준비했고, 반성문도 썼는데 직장이라는 작은 사회에서는 그걸 믿고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해요. 시간이 답일까요, 아니면 뭔가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