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 버스에서 변호사님 전화를 받았어요. 항소심 일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는 거였는데, 통화 중에 자꾸만 걱정이 들었습니다. 변호사님은 준비 상황이 충분하다고 하셨는데, 제가 뭔가 빠뜨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처음에 1심에서 판결을 받았을 때는 그래도 어떻게든 견딜 수 있겠다 싶었는데, 항소를 결정하고 나서 느껴지는 압박감이 좀 다릅니다. 1심 때는 최소한 절차를 거쳤다는 것 자체에 약간의 위로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항소심은 뭔가 더 정교하고 완벽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변호사님께서는 이미 충분히 준비했다고 하시지만, 제 입장에서는 항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할 때 1심 판결문을 다시 읽었어요. 한두 번 읽은 게 아닌데도 매번 새로운 부분이 보입니다. 특히 법원이 어떤 근거로 판단했는지, 혹시 우리가 반박할 수 있는 지점이 있는지 자꾸만 따져보게 되더라고요. 변호사님은 이 정도 수준의 검토는 당연히 하신 것 같은데, 제가 해야 할 역할이 뭔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양형자료 준비도 뭔가 빠진 게 있을까봐 자꾸 신경이 쓰여요. 직장 복귀하고 나서 평가서도 받았고, 교육 이수 증명도 다 있는데, 혹시 이 정도로는 부족할까 싶기도 합니다. 변호사님께 여쭤봤더니 추가로 필요한 건 없고, 현재 준비된 자료들이 항소심에서는 충분히 호소력이 있다고 하셨는데, 막상 그 말씀을 들어도 마음이 놓이지 않네요.
오늘 퇴근하면서 생각해보니,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미 다 했다는 걸 인정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더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드는데, 사실은 변호사님이 전문가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준비는 대부분 끝난 거 아닐까요. 혹시 같은 마음으로 항소 준비하신 분들 있으신가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이 시점에서 뭔가 추가로 챙겨야 할 것들이 정말 있는 건지, 아니면 이미 충분한데 제가 자꾸 의심하는 건지 알고 싶어요. 변호사님 신뢰하고 기다리는 게 맞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