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와 상담할 때 제일 먼저 반성문 초안을 들고 갔는데, 읽고는 "이건 변명하는 글이에요"라고 지적했어요. 그때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잘못된 건지보다는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데만 집중했더라고요. 상대방이 먼저 했으니까, 자기가 우발적이었으니까, 이런 식으로만 썼던 겁니다.
변호사가 말한 건 반성문은 상대방과 법원을 설득하는 글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잘못 이해했고 어떻게 달라질 건지를 보여주는 글이라는 거였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썼습니다. 이번엔 그 상황에서 내가 충동적으로 대응한 것, 상대방 말을 듣지 않은 것, 폭력이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걸 명확히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중심으로 썼어요.
한 가지 더 배운 게 있는데, 반성의 깊이가 합의 진행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거였습니다. 상대방 변호사가 제 반성문을 봤을 때 진짜 반성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형량만 줄이려는 사람인지를 판단하게 된다는 거죠. 초안은 상대방 입장에선 "저놈이 자기 잘못을 안 본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반성문을 다섯 번 정도 더 다시 썼어요. 변호사랑 함께 어떤 부분이 더 구체적이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떤 행동 변화를 약속할 수 있는지를 계속 다듬고 있습니다. 법적 표현을 넣으려고 했던 것도 빼라고 해서 빼고요. 그냥 솔직하게, 자신의 행동을 직시하는 방식으로 쓰는 게 맞다는 걸 이제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