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받은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집행유예 2년에 벌금 300만 원이었어요. 처음엔 "다행이다"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뭔가 이상했습니다.
법원에서 판사님이 읽어주신 이유 중에 "피고인이 사건 초기부터 깊이 있는 반성을 보였고,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의 심정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 말을 들을 때는 정말 안도감이 컸어요. 하지만 요즘엔 그 말이 자꾸 떠올라요. 왜냐하면 그게 "잘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반성문을 쓸 때 변호사가 "동기를 솔직하게 서술하되, 그것이 행동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세요"라고 했었습니다. 저는 그때 그 조언을 이해하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내 감정 상태를 설명하는 것에만 집중했었어요. 판사님이 그걸 봤던 것 같습니다. 양형 이유서를 읽어보니 "우발적이지만 완전히 불가항력은 아니었다"는 표현이 있었거든요.
지금 느끼는 현실감은 이것입니다. 집행유예라는 결과가 나한테 온정을 베푼 게 아니라, 법원이 제 반성의 정도를 정확히 본 것이라는 점이요. 만약 그때 반성문을 대충 썼거나, 상대방을 비난하는 내용을 넣었다면 지금 이런 판결은 없었을 거예요. 역으로 더 무거운 판결이 나왔을 수도 있고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게 제일 무서운 부분입니다. 앞으로 2년을 다시 쌍방 폭력으로 연루되면 안 된다는 게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제 행동 기록이 법원의 눈에 여과 없이 보인다는 뜻이거든요. 선고 후 일상은 생각보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은 이전보다 훨씬 더 투명한 상태로 살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