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집행유예 받고 느낀 현실감의 차이

🌳· 약 2시간 전· 👁 12· ♥ 0· 💬 1

선고받은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집행유예 2년에 벌금 300만 원이었어요. 처음엔 "다행이다"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뭔가 이상했습니다.

법원에서 판사님이 읽어주신 이유 중에 "피고인이 사건 초기부터 깊이 있는 반성을 보였고,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의 심정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 말을 들을 때는 정말 안도감이 컸어요. 하지만 요즘엔 그 말이 자꾸 떠올라요. 왜냐하면 그게 "잘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반성문을 쓸 때 변호사가 "동기를 솔직하게 서술하되, 그것이 행동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세요"라고 했었습니다. 저는 그때 그 조언을 이해하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내 감정 상태를 설명하는 것에만 집중했었어요. 판사님이 그걸 봤던 것 같습니다. 양형 이유서를 읽어보니 "우발적이지만 완전히 불가항력은 아니었다"는 표현이 있었거든요.

지금 느끼는 현실감은 이것입니다. 집행유예라는 결과가 나한테 온정을 베푼 게 아니라, 법원이 제 반성의 정도를 정확히 본 것이라는 점이요. 만약 그때 반성문을 대충 썼거나, 상대방을 비난하는 내용을 넣었다면 지금 이런 판결은 없었을 거예요. 역으로 더 무거운 판결이 나왔을 수도 있고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게 제일 무서운 부분입니다. 앞으로 2년을 다시 쌍방 폭력으로 연루되면 안 된다는 게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제 행동 기록이 법원의 눈에 여과 없이 보인다는 뜻이거든요. 선고 후 일상은 생각보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은 이전보다 훨씬 더 투명한 상태로 살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욱했던그날 의 다른 글

전체 보기 →

댓글 1

이 게시판의 댓글은 회원만 볼 수 있습니다. 로그인 →

폭력·상해 의 다른 글

전체 보기 →
합의 날짜를 미루면서 배운 것[6]🌲다시봄을·어제합의금 분할 납부로 버틴 게 맞았나[5]🌳욱했던그날·06-29반성문에 쌍방 싸움의 맥락을 넣어야 할까[8]HOT🌲둘이서 멈춤·06-29잠을 못 자던 시간들이 판단력을 흐렸던 것 같아요[12]HOT🌲둘이서 멈춤·06-28반성문 첫 초안에서 빠뜨린 것[6]HOT🌳욱했던그날·06-28상대방 진술서가 나한테 유리할 수도 있다?[10]HOT🌲둘이서 멈춤·06-28교육 수료증이 합의에 얼마나 도움 되나[12]HOT🌲둘이서 멈춤·06-27선고받고 한 달 뒤, 일상이 변한 게 뭔지 알았어요[6]HOT🌳욱했던그날·06-27수사 단계에서 동의서 쓸 때 실수한 부분[10]HOT🌳욱했던그날·06-27반성문 쓰면서 깨달은 동기 진술의 무게[8]🌲둘이서 멈춤·06-27직장에 알리기 전에 끝내야 할 것들[10]HOT🌲둘이서 멈춤·06-26텃밭 일하다가 싸우고 나서[12]🌲다시봄을·06-26반성문 쓸 때 변호사가 지적한 것[10]HOT🌳욱했던그날·06-25직장 복귀 전에 합의를 끝내야 하는 이유[8]🌲둘이서 멈춤·06-25벌금 통지받고 처음 깨달은 것[11]🌳욱했던그날·06-24합의금 결정하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던 것들[9]🌳욱했던그날·06-24검찰 교육 이수하고 느낀 것들[12]🌲둘이서 멈춤·06-24송치 후 합의가 더 복잡해지는 이유[10]HOT🌲둘이서 멈춤·06-24교육 받으면서 처음 느낀 것[7]🌳욱했던그날·06-23상대방 합의금 요구액에서 벗어나기[7]🌳욱했던그날·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