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합의서 초안을 보여줬을 때 생각보다 담담했어요. 합의금 액수도 합리적이었고, 상대방도 서명 의사를 밝혔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서명하고 도장을 찍고 나니 뭔가 달랐습니다.
공판까지 2주 남은 상황인데, 지금부터 반성문을 다시 손봐야 한다고 변호사가 조언했어요. 합의 자체가 양형의 큰 부분이지만, 법원은 '합의 시점'을 봅니다. 늦게 합의한 사람이 먼저 합의한 사람보다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는 거죠. 지금 상태로는 상대가 먼저 손을 내밀었고 저는 밀려서 합의한 것처럼 보인다고요.
그래서 반성문에 "초기부터 책임을 인식했지만 상대방의 회신을 기다리던 중"이라는 표현을 넣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술 순서와 타이밍이 양형자료로 읽히는 방식이 정말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