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을 받아 들고 집으로 가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변호사님한테는 "이 정도면 잘 나온 거다"라고 들었는데, 그날따라 햇빛이 유독 밝게 느껴졌어요. 실형 없이 집행유예와 벌금이 나왔거든요. 그동안 준비했던 모든 게 작용한 건가 싶기도 하고요.
근데 선고받은 게 끝이 아니라는 걸 이제야 깨달아요. 판결문이 확정되기까지 항소 기간이 있고, 그 시간 동안 뭔가 떠있는 기분이 계속됩니다. 회사 복직도 판결 확정 후에 가능하다고 들었고, 지금은 보직 유지 상태로 있습니다. 동료들이 뭘 알고 모르는지도 정확하지 않아서 매일 조심스럽습니다.
선고 후 가장 도움됐던 건 변호사님이 준 체크리스트였어요. 항소 기간 중 할 수 있는 추가 양성자료들이 정리돼 있었거든요. 이미 교육 이수는 끝냈지만, 상담 기록이나 자기개발 프로그램 참여 증명 같은 것들을 모아두면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그걸 차근차근 챙기고 있습니다.
가족들과의 관계도 많이 나아졌어요. 처음엔 말도 못 꺼냈는데, 이제 부모님한테 상황을 어느 정도 설명했고 함께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직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지만, 적어도 혼자라는 생각은 덜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살면서 조심해야 할 게 정말 많다는 걸 느껴요. 판결문에 적힌 내용들, 특히 "재범할 경우"라는 문구가 자꾸 떠올라요. 그래서 최근 상담받은 심리 치료사 선생님 조언을 마음에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정말 길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한 발씩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