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후배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자기도 비슷한 상황에 빠졌다는 얘길 들었어요. 그 친구가 저한테 수사 초기에 뭘 가장 먼저 했냐고 묻길래, 제 경험을 얘기해줬는데 돌아보니 제가 한 실수들이 생각나더라고요.
저는 처음 경찰 조사받을 때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혼자 들어갔어요. 그게 가장 큰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경찰은 이미 신고를 받은 상태고, 조사 과정에서 제 말 하나하나가 기록되는데 혼자 가서 뭘 정확히 답해야 할지 몰라 흔들렸거든요. 나중에 변호사를 만났을 때 그 초기 진술 기록이 이후 재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 다음이 합의 가능성을 너무 빨리 포기한 거예요. 초기 상담에서 변호사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전에 저 혼자 "어차피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실제로는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 측과 대화의 창을 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는 그걸 놓쳤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결정이 이후 양형 과정까지 길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변호사와 첫 상담할 때도 제가 너무 감정적이었어요. 사건의 사실관계만 정확히 설명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변호사는 제 처신과 반성 정도, 직업·가족 상황 같은 것들까지 물어봤습니다. 그때는 이게 왜 필요한지 몰랐는데, 나중에야 이런 것들이 모두 양형자료가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수사 초기가 이후 재판 전체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순 없으니까 지금은 남은 과정에서라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라면 처음부터 변호사와 함께하고,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작은 정보도 변호사와 상담하면서 진행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