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받을 때 변호인을 동석시켜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솔직히 처음엔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을 못 했어요. "변호사가 있으면 뭐하나, 어차피 조사는 조사지" 이런 식의 생각이 있었거든요. 근데 실제로 조사장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정말 달랐습니다.
제 경우 변호사가 동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먼저 받았어요. 당시엔 솔직하게 진술하면 되겠지 싶었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근데 조사관이 던지는 질문이 생각보다 유도적이었어요. 같은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계속 물어보고, 제 말을 약간씩 다르게 정리해서 다시 읽어주고 하는 식으로요. 그때는 그게 조사 절차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변호사와 처음 만났을 때 그 조서를 함께 검토하면서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제 의도와 다르게 기록되어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검찰 조사 때는 변호인을 동석시켰는데, 그때부터가 정말 달랐어요. 변호사가 옆에 있으니까 제 표현이 정확하게 기록되도록 챙겨주고, 부당한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이의를 제기해줬습니다. 예를 들어 "그때 왜 그런 생각을 했는가" 같은 심리 상태를 묻는 질문들이 있었는데, 변호사가 그런 부분들을 정리해주고 제가 일관성 있게 진술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조사관도 변호인이 있으니까 조서 작성할 때 더 신중해지는 게 보였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조사 후 조서를 읽어주고 서명하기 전에 변호사가 부분 부분 수정을 요청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그냥 조서를 다 읽고 "네, 맞습니다" 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내용을 정확하게 검토해야 하고, 필요하면 수정 요청을 할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제 의도와 다르게 기록된 부분들을 바로잡을 수 있었고, 그게 나중에 사건 진행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변호인 동석이 단순히 "법적 보호"만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조사 과정에서 제 진술이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기록되도록 하는 것이 나중에 합의, 재판 과정에서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알 수 있었거든요. 지금 수사 초기라면서 조사 통보를 받은 분들이 계신다면, 정말 변호사를 미리 선임하고 동석시키시길 강력하게 권하고 싶습니다. 비용이 들지만, 나중에 벌어질 일들을 생각하면 그것만한 투자는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