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치 전에 외래 상담 8회를 다 마치고 나서 생각해보니 교육 프로그램도 따로 이수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변호사님이 권했고, 양형자료로 첨부할 수 있다고 해서 지난달부터 시작했는데 어제 마지막 수료증을 받았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형식적인 거 아닌가 싶었어요. 상담도 이미 8회를 했는데 비슷한 내용만 반복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근데 막상 시작해보니 상담과 교육은 결이 달랐어요. 상담은 일대일로 본인 상황과 마음가짐에 초점을 맞추는 거라면, 교육은 좀 더 구조화되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주차마다 주제가 정해져 있고, 그룹으로 진행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5주차쯤이었어요. 그때는 자기 결정과 책임에 관한 주제였는데, 강사님이 던진 질문들이 계속 자꾸 떠올랐습니다. '지금 이 선택을 하는 이유가 뭐냐', '앞으로 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할 건가'라는 식의 질문들요. 상담실에서 상담사님과 나눈 얘기도 있었지만, 그걸 내가 직접 질문 형태로 마주하니까 다르더라고요. 피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어요.
요즘엔 출근 전에 상담 기록이랑 교육 수료증을 자꾸만 꺼내 봅니다. 1심 판사님 앞에 제출될 자료들이니까요. 외려 상담만 했을 때보다 이제는 뭔가 구체적인 변화의 흔적이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종이에 적혀 있는 게 아니라 내 일상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는 걸 느껴야 하는데, 교육을 마치니까 그게 더 명확해진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게 완벽하게 해결된 건 아니에요. 판사님이 어떻게 판단하실지도 모르고, 이 정도가 충분한지도 확실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했다는 생각은 들어요. 출근도 빠진 적 없이 다니고 있고, 생활 패턴도 규칙적이 됐습니다. 변호사님께도 일단 양형자료 준비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렸고요.
1심 선고까지 아직 좀 기간이 남아 있어요. 그 사이에 뭘 더 할 수 있을까 생각 중인데, 변호사님이 이 정도면 충분하니 너무 과하게 준비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지금처럼 꾸준히 일상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