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생기기 전까지 저는 법률 비용이라고 하면 변호사비만 생각했어요. 그게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절차를 밟으면서 예상 밖의 지출들이 계속 나타났고, 지금 돌아보니 그 부분을 미리 정리했으면 마음의 준비가 더 달랐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가 진단서나 증명서 발급비였어요. 법원에 제출할 신체검사 기록, 건강검진 기록, 심지어 회사 근무 확인서까지. 각각 몇천 원씩이지만 모이면 꽤 됩니다. 저는 세 달에 걸쳐 일곱 군데를 다녀야 했거든요. 변호사가 어디에 뭐가 필요한지 말해줄 때마다 그때서야 비용을 계산했는데, 처음부터 리스트를 받았으면 한 번에 준비할 수 있었을 겁니다.
두 번째는 상담료였어요. 변호사 초상담은 무료인 곳도 있지만, 본격적으로 의뢰하기 전에 몇 군데 더 만나고 싶었거든요. 각 변호사마다 관점이 다르고, 양형 전망도 달랐습니다. 상담료 없는 곳도 있고 있는 곳도 있고, 의뢰금에서 차감해주는 곳도 있더라고요. 이 부분도 미리 물어봤으면 예산을 나눴을 텐데, 나중에 깨달으니 아깝더군요.
세 번째는 보증금이었습니다. 제 경우엔 상황이 있어서 필요했는데, 이게 정말 예상 밖이었어요. 변호사한테 물어보니 사건 성격에 따라 필요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제 형편상 들어가는 돈이 크지 않았지만, 만약 더 컸다면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했을 상황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상담할 때 변호사에게 할 질문 리스트를 정해둘 걸 그랬습니다. 의뢰금 외에 추가로 나올 수 있는 모든 비용, 각 항목이 언제쯤 청구될 예정인지, 분납 가능 여부, 혹시 생각보다 오래 끌리면 추가 비용이 있는지 같은 것들 말이에요. 저는 그걸 사건 진행 중간중간에 물었는데, 처음부터 정리했으면 가계부를 짜는 데도 도움이 됐을 겁니다.
요즘은 변호사 사무실 홈페이지나 대변협 사이트에 비용표를 올려놓는 곳들이 많아졌더군요. 하지만 기본료만 있고, 부수 비용까지 전부 다 설명해놓은 곳은 드물어요. 그래서 초상담 때 "기본료 외에 예상되는 전체 비용이 얼마인가요"라고 직접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종이에 써달라고 하세요. 나중에 기억 차이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또 하나는 사건이 길어질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거예요. 1심 판결까지만 예상했다면, 항소나 재판이 추가되면 또 다른 비용이 필요합니다. 제 경우 1심 후 마음이 놓였지만, 만약 항소를 생각했다면 미리 별도 자금을 준비했을 겁니다. 변호사마다 항소 가능성을 다르게 판단하거든요.
지금은 1심이 끝나고 일 년이 지났지만, 처음 사건이 터졌을 때 금전 계획을 제대로 세웠으면 아내한테 미안할 일이 조금 덜했을 것 같습니다. 직장 복귀도 빨랐을지 모르고요.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이 계신가 싶어서 경험을 나눕니다. 혹시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물어봐 주세요.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