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합의서에 서명하고 도장 찍었어요. 회사에서 전액 변제받은 지 한 달 반 만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변호사님이 "합의서는 검찰이 처분을 결정할 때 가장 강력한 양형자료"라고 말씀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합의서 제출하면 불기소나 기소 유예 정도야 기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제 검사실 전화가 걸렸는데, 검사가 합의서 원본과 함께 "피해 회사가 정말로 피해 회복을 완료했는지 확인 자료", "월급통장 기록", "변제 당시 영수증"을 다시 달라는 거예요. 변호사님은 이미 제출했다고 했는데, 검사는 자기 파일에 없다고 하고요. 혼란스러워하니까 검사가 설명해 주더라고요. 합의서 자체는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를 복구했다"는 신호인데, 그 신호가 진짜인지 서류로 입증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 말을 듣고 깨달았는데, 합의서가 마법의 문서는 아니라는 뜻이네요. 합의서만으로는 부족하고, 변제 근거와 피해자 동의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을 증거로 남겨야 한다는 거요. 당연한 얘기지만, 사건 초반에는 합의서 하나가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고 착각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니 변호사님이 "합의서는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라고 말씀했던 것 같아요. 그걸 그때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어요. 이번 주 중으로 검사가 요청한 서류들을 다시 정리해서 보낼 예정이에요. 비슷한 단계에 있는 분들이 있으면 참고하시라고 써요. 합의서 서명이 끝이 아니라, 그게 출발점일 수도 있다는 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