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변호사로부터 검찰 송치 결정이 났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수사 단계가 끝났다는 뜻이고, 이제 본격적인 공소 단계로 넘어간다는 의미라고 설명받았어요. 마음 한구석이 철렁했습니다. 아직 내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이 절차가 진행되면서 과연 내 입장이 제대로 전해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변호사는 이 시점이 양형자료 본격 준비의 시작이라고 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무죄를 입증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부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서 인품, 회개, 사회적 자산을 보여주는 자료들을 챙겨야 한다고요. 그 말을 듣고 현실이 확 와닿았어요. 혐의 자체를 다투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했어요.
오후에 직장 상사에게 조심스럽게 현황을 알렸습니다. 이미 수사 단계 중에 근무 중단 상태였는데, 이제 공식적으로 검찰 단계에 들어섰다는 걸 전했어요. 상사는 깊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알겠습니다. 필요한 거 있으면 말씀하세요"라고 했습니다. 회사 인사 기록, 근속 연수, 근무 평가 같은 자료들을 일부 요청해야 할 것 같은데, 변호사와 상담 후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밤에는 검찰 송치 후 일반적인 절차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검찰에서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하는 데 보통 몇 주에서 몇 개월이 걸린다고 들었어요. 그 사이에 합의 진행도 계속될 거고, 혹시 모르니 양형자료도 꾸준히 준비해야 합니다. 변호사는 이 기간 동안 피해자 측과 추가 접촉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어요. 최종 합의 여부가 공소 제기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지난 몇 개월간 수사받으면서 느낀 가장 큰 답답함은 내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수사 기록에 남겨진 내 진술이 과연 내 의도를 반영하고 있는지, 아니면 왜곡된 건 아닌지 계속 불안했습니다. 변호사는 이제 검찰 단계에서도 그 불안감이 줄어들지 않을 거라고 솔직하게 말했어요.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확인된 증거들을 꼼꼼히 다시 검토하고, 혐의를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밤에는 지난 몇 개월간의 수사 기록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내가 놓친 부분이 있는지, 변호사와 함께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는지 체크하면서요. 이 과정이 얼마나 길어질지,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 할 수 있는 일들, 변호사와 함께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검찰 송치는 하나의 통과점일 뿐, 여기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