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변호사님과 통화하면서 처음 느낀 게, 내가 얼마나 무계획적으로 지내왔는지였어요. 합의서도 제출했고, 반성문도 썼고, 상담 진단서도 받았는데 정작 검찰이 언제쯤 처분을 내릴지, 그 사이에 내가 뭘 더 준비해야 할지 막연하게만 생각했거든요.
변호사님이 제안한 게 일정표였어요. 종이에 손으로 쓰는 식인데, 검찰 처분 예상 시기(아마 3주~6주), 그 전까지 추가로 제출할 수 있는 자료들, 그리고 만약 약식기소가 나오면 그때부터의 스케줄까지 다 적어놨어요. 변호사님 입장에서도 날짜 기준으로 움직여야 뭔가 누락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특히 인상적이던 부분은 '감정서' 항목이었어요. 저는 지금까지 법원 제출용 자료로는 변제 증명서, 합의서, 반성문, 상담 진단서 이 네 가지만 생각했는데, 변호사님이 추가로 제시한 게 근무 중 평가 기록이나 회사에서 받은 표창장 같은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였어요. 지금부터 인사팀에 조용히 요청할 수 있는 자료들을 리스트업하라고 하셨어요.
가장 현실적이었던 조언은 타이밍이었어요. 너무 일찍 제출하면 검찰이 처분을 미루는 경우도 있고, 너무 늦으면 처분 직전에 도착해서 제대로 검토받지 못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변호사님이 추정하는 검찰 회신 시기 2주 전쯤에 모든 자료를 최종 점검해서 제출 대기 상태로 만들기로 했어요.
오늘 밤부터 그 일정표를 내 달력에 옮겨 적을 거예요. 무언가 정해진 일정이 생기니까 마음이 좀 놓여요. 지금까지는 검찰 처분만 기다리면서 답답했는데, 이제는 그 사이에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들이 있다는 게 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