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경찰 조사를 받던 시점에 선임한 변호사가 한 말이 자꾸만 떠올라요. "지금부터 3주가 가장 중요합니다. 검찰 송치 전에 피해자와의 합의 진행 상황을 보여줄 수 있으면 수사 기조 자체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그 말이 단순한 격려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경험해보니 정말 달랐어요.
저는 횡령이 드러난 후 일주일 만에 회사 대표에게 전액 변제하고 합의서를 받았습니다. 당시 적금을 깨고, 부모님 도움까지 받아서 800만원을 한 번에 처리했거든요. 경찰 조사 때 그 증거들(계좌 이체 기록, 합의서 사본)을 바로 제출했습니다. 그러니까 조사관의 태도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어요. 법적 책임은 여전했지만, 명백한 악의나 상습성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수 있었던 거죠.
이후 검찰 단계에서도 변호사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반성문과 외부 심리 상담 진단서를 추가로 챙기도록 했어요. 수사 초반에 이미 변제와 합의가 완료된 상태라는 게 얼마나 유리한지 그때 깨달았습니다. 만약 나중에 합의했으면 "뒤늦은 땜질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을 겁니다.
지금 저는 변제·합의 단계를 마친 상태고 검찰 종결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당연히 기소될 수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수사 초반의 빠른 행동이 최소한 "악의 있는 범행"이라는 낙인은 피할 수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정말, 시간을 벌지 마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