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회사 다시 나가기 시작했어. 집행유예 중이라 근무 제약이 있지만 다행히 회사에서 배려해줬고, 내 자리가 남아있었어. 솔직히 반년을 쉬다가 가니까 사무실 냄새도 낯설고 동료들 얼굴이 낯선 건 아닌데 무언가 어색한 그런 기분이 있더라고.
처음 출근했을 때 몇몇 사람들이 신경 써주려고 노력하는 게 느껴졌어. 악의는 없는데 그게 더 어색했다니까. 피해 입힌 건 없었지만 이런 상황 자체가 직장 동료들에게도 미묘한 감정을 남긴 거 같아. 아무튼 그냥 조용히 일로 돌아가자는 마음가짐으로 나갔어. 업무 자체는 다행히 손에 익은 거라 적응은 빠를 것 같은데, 심리적으로 적응이 필요한 거 같아.
가장 힘든 건 사람들 눈치인 것 같더라. 아무도 직접 물어보지 않는데, 그 말 안 하려고 하는 노력이 느껴져서 더 민감해지는 거야. 변호사님은 앞으로 3개월만 성실하게 버티면 항소 심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고 했어. 그래서 일단은 묵묵히 일하고, 퇴근하고, 헬스 가고, 푹 자는 루틴만 반복하려고 해.
야식도 줄였어. 집행유예 중이니까 기강도 잡을 겸. 요즘 헬스가 취미처럼 됐는데 그게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 아무튼 앞으로 1년 정도를 잘 버티면 이 모든 게 뒤로 물러날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 힘들지만 뭐, 이것도 나만의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