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서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변호사분이 말씀해주셨어요. 아마 이번 주 중으로 최종 서명까지 갈 것 같습니다. 사건이 시작된 지 5개월 정도 되는데, 이 기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네요.
요즘 제일 힘든 게 수면이에요. 처음엔 불안감 때문에 밤새 뒹굴거렸는데, 지금은 다른 패턴이 생겼어요. 밤 10시쯤 되면 어김없이 깹니다. 깊은 잠에서 확 깨는 게 아니라, 뭔가 불편하다는 느낌으로 자동으로 눈이 떠져요. 그럼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있거든요. 부인이 몇 번이나 "다시 자라"고 했지만 잠이 안 와요. 새벽 2시, 3시까지 멍 때리다가 피곤해서 다시 누우면 새벽 5시쯤 또 깨곤 합니다.
수면제를 먹어볼까 했는데, 병원을 다니는 것도 신경 쓰이고요. 아무튼 지금은 이 리듬에 적응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새벽에 깼을 때 핸드폰으로 뉴스도 보고, 가끔 이 사이트 글도 읽으면서 시간을 때웁니다. 다른 분들 사건 경과를 읽다 보니 제 상황이 그렇게까지 심각한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요.
식사는 조금 나아졌어요. 처음 입건되고 한두 달은 밥이 목 넘어가지 않았거든요. 아내가 말로만 "밥 먹어라" 하지 않고, 직접 죽이나 계란말이 같은 걸 만들어줬어요. 지금은 점심은 회사 구내식당에서 먹고, 저녁은 집밥을 먹는데 거의 정상입니다. 다만 술은 입건 이후로 한 번도 마시지 않았어요. 회식할 때 이 사건이 터진 거라 그런지 술잔을 기울일 심정이 안 생기더라고요.
변호사분 말로는 합의가 성립되면 검찰 불기소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요. 그렇게 되면 정식 재판까지 안 갈 거라는 뜻인데, 그 말을 들으니 가슴이 철렁했어요. 좋은 소식이겠지만, 동시에 "아, 정말 끝나는구나" 하는 현실감이 동시에 왔습니다. 입건되고 수사받던 그 긴장감이 없어지면 뭔가 허전할 것 같기도 하고요.
직장은 예전처럼 돌아갔어요. 처음 한두 달은 동료들의 눈이 의식되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진짜 까먹었는지, 아니면 배려해서 모르는 척하는 건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덕분에 저도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밤 10시 깨기 문제는 아마 합의가 정식으로 끝나면 좀 나을 거라고 생각해요. 의식적으로는 "곧 끝난다"고 생각하지만, 몸은 계속 긴장하고 있는 거겠죠. 변호사분이 최종 연락 올 때까지 조금만 더 버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