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이후로 제일 힘든 게 뭐냐면 기본적인 생활 리듬이 깨졌다는 거예요. 합의 진행 중이라서 검사실 소환도 자주 있고, 반성문 쓰고 동기 진술서도 정리하다 보니 밤을 새우는 일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아침을 거르게 됐고, 아침을 못 먹으니 오후에 몸이 흔들리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사건 초반엔 이게 정신적 피로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며칠 전부터 의도적으로 아침을 챙겨 먹으려고 노력했어요. 간단하게라도 밥 한 끼를 먹고 나니 오후에 변호사 선임 상담을 받을 때도 더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었어요. 변호사님도 양형자료 준비할 때 신체적 기본기가 무너지면 서류 작성의 질도 떨어진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니 반성문을 쓸 때도 밤 12시 이후에 쓴 것들은 나중에 읽어보면 표현이 산만하고, 그 문장에서 나의 진정성이 덜 느껴졌어요. 반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정신이 맑을 때 쓴 동기 진술서는 검사님 피드백도 더 긍정적이었습니다. 이건 아마도 합의 과정에서 제 반성과 성실함이 얼마나 잘 전달되느냐가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인 것 같아요.
요즘은 밤 11시 전에 자려고 하고,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산책을 한 후에 변호사님과 통화하거나 서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작은 것 같지만 수면과 식사 루틴을 바꾼 이후로 마음도 훨씬 차분해졌어요. 물론 사건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남은 절차들을 좀 더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