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로그램을 다 마쳤어요. 총 40시간인데 지난 두 달간 주말마다 꼬박꼬박 나갔습니다. 처음엔 솔직히 형식적인 거 아닌가 싶었어요. 판사가 양형자료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고 일단 이수하는 거겠지,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근데 진행하다 보니 진짜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볼 기회가 됐어요.
강의 초반에는 불편했습니다. 같은 상황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게, 그리고 강사가 계속 그 행동이 왜 문제인지 설명하는 게 자꾸만 나를 지적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제 경우엔 사실관계를 다투는 부분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내가 전부 잘못했다고 인정하기 힘든 상황인데 여기선 그냥 일단 그렇게 가정하고 진행하니까요. 처음 몇 주는 진짜 답답했어요.
그런데 중반부 이후로 달라졌습니다. 강사분이 말씀하신 게, 이 프로그램이 피해자나 판사를 설득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정말 본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배우는 거라는 점이었어요. 양형 감경에 도움이 되는 건 맞지만, 그게 목표가 아니라는 거죠. 그 말을 듣고 좀 마음가짐이 바뀌었어요.
특히 남은 기간 동안 했던 역할극이나 상황 분석이 도움이 됐어요.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시간, 그리고 내가 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할 수 있었던 방법들을 찾아보는 시간이요. 처음엔 이게 억지스러웠는데, 자꾸 반복하다 보니 진짜 내 문제가 뭔지 보이기 시작했어요. 사실관계는 여전히 다투고 싶지만, 내 판단이나 처신에 문제가 있었던 건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호사한테도 이수 증명서 전달했어요. 양형자료로 제출하는 거고요. 이게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내가 진지하게 대처했다는 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법원도 사람이니까, 판사도 결국 이런 태도를 보면 느끼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재판이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갈지 모르겠어요. 선고받기 전까지 계속 불안하고, 직장 생각에 밤잠을 설칠 때도 있고요. 하지만 이 교육을 다 끝내면서 한 가지 확실해진 건, 처벌 수위가 뭐가 되든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형식적으로 이수한 게 아니라, 정말 배운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