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 길어지면서 신체 리듬이 완전히 바뀐 것 같습니다. 예전엔 야근이 많아서 새벽까지 일했는데, 요즘은 새벽 다섯 시쯤 저절로 눈이 떠져요. 변호사님 만나고 오는 날도, 다음 기일이 며칠 남은 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이게 불안감 때문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오히려 그 시간을 쓸모 있게 써보려고 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차를 마시고, 양형자료 중 부족한 부분을 천천히 챙기거나, 간단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밤샘 반복하던 때와 달리 이 시간들이 정신을 좀 더 맑게 해주는 것 같아요.
가족들도 저한테 아침이 일찍 되니까 함께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작은 변화지만, 이게 쌓이면서 일상의 어떤 부분들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는 느낌입니다. 같은 상황 속에서 의외로 소중한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