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제 완료 후 한 달쯤 됐을 때 은행에서 연락이 왔어요. 신용등급이 떨어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엔 너무 막막해서 신용 같은 건 생각할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 현실이 서서히 들어오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엔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몰랐어요. 변제했잖아, 합의도 했잖아 하는 마음이었거든요. 변호사님께 물어보니 형사 사건 기록 자체가 금융권에 보고되는 건 피할 수 없다고 하셨어요. 합의서가 처벌을 줄여주는 건 맞지만, 이미 발생한 손해와 범죄 기록까지 지우진 못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카드 한 장 신청했다가 거절당했을 때가 가장 충격이었어요. 대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월급이 나오면 변제할 때 쓸 돈을 먼저 빼고, 생활비를 계산하는데 이제 신용카드 한 장 쓸 수 없으니 현금만으로 버티는 상황이 됐습니다. 편의점 할부도 안 되고, 온라인 쇼핑도 직불카드로만 해야 하니까 정말 불편하더라고요.
지금은 신용등급이 정상화되려면 최소 1년에서 2년은 걸린다고 하던데, 그동안 이자 높은 저축상품이나 소액대출 같은 것들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해요. 월세 올려야 하는데 대출이 안 되니까 아예 이사를 못 하는 상황도 생겼어요. 합의서와 반성문, 상담 진단서를 통해 법원에서의 처벌은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금융 신용까지 회복하는 건 정말 따로 가는 길이라는 걸 요즘 실감하고 있습니다. 혹시 같은 상황인 분 계시면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