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제를 마치고 검찰 단계도 거의 마무리되면서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 생겼어요. 직장에 복귀한 지 석 달 정도 되는데, 이제 상반기 인사평가 시즌이 다가오거든요. 지난번 글에서 직장 복귀 후 신원 조회 이야기는 했지만, 평가 과정에서 법원 판결이 인사 기록에 남을 수 있다는 점까지는 깊게 생각해본 적 없었습니다.
변호사한테 물어본 결과는 상당히 실질적이었어요.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회사 인사팀이 법원 기록에 접근할 수 없다는 거고, 판결 이후에도 형식적으로는 본인 동의 없이 인사평가에 반영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이미 횡령 건으로 수사받은 사실 자체는 회사 내부에서 알고 있으니, 평가자들의 심리적 선입견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다는 게 현실이더라고요.
지난 몇 개월간 업무 성과로 신뢰를 다시 쌓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마감 지키기, 문제 제기 대신 해결안 먼저 제시하기, 팀 미팅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같은 작은 것들이었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의식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이 아니라 "성실하게 복귀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했습니다.
가장 조심스러웠던 부분은 신용 조회였어요. 회사에서 일부 금융 자격이 필요한 업무가 있는데, 변제 후 신용등급이 많이 오르긴 했어도 여전히 낮은 상태거든요.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할지, 아니면 설명하지 말지가 고민이었는데, 결국 신용 기반 업무는 당분간 피하는 쪽으로 조정했습니다. 직급에는 영향이 없었습니다.
평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회사가 저를 완전히 내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판결 이후 어떤 조건이 붙든, 최소한 업무 성과로는 인정받으려고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