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단계 종결 후 지금까지 돌아보니 한 가지 명확한 게 있습니다. 양형자료라고 불리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사건 진행 과정 전체가 결국 하나의 패키지로 작용한다는 거였어요. 당시에는 반성문, 교육 이수증, 상담 진단서, 합의 따위를 각각 준비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검사나 변호사와 대화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이 모든 게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시간 순서와 논리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제 경우 음주 전과가 5년 전이었고, 이번이 2회차였어요. 측정 수치 0.16%는 법정에서 봤을 때 '높지만 극악이 아닌' 정도였습니다. 변호사는 이게 결정적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좋은 양형자료를 모아도 수치가 나쁘면 한계가 있다는 뜻이었어요. 그래서 역으로 생각했습니다. 수치가 이 정도라면, 나머지는 모두 '이 사람이 재범할 가능성이 낮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거죠.
반성문은 길게 쓰지 않았습니다. 2장 정도, 구체적인 상황과 실수를 인정하고 앞으로 뭘 바꿀 건지만 명확하게 썼어요. 감정적인 표현이나 과도한 참회 표현보다는 팩트와 변화 계획에 무게를 뒀습니다. 나중에 검사와 대면할 때 검사가 반성문의 특정 부분을 언급했거든요. 즉, 읽고 기억에 남았다는 뜻이고, 그건 글이 길어서가 아니라 명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교육 이수증은 당연히 챙겼고, 거기에 더해 자비로 상담을 받았습니다. 총 3회 외래 상담 후 진단서를 받았는데, 이게 '의무가 아닌 자발적 노력'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더라고요. 검사는 교육 이수증은 예상했겠지만, 추가 상담을 한 건 예상 못 했을 거라는 변호사의 조언이 맞았습니다. 작은 차이 같지만, 이런 게 모여서 '이 사람은 진지하게 변하려고 노력한다'는 인상을 주는 거 같았어요.
합의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피해자가 있는 사건도 아니고, 음주운전은 공공의 이익 침해 성격이 강하니까 합의 여부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싶었거든요. 변호사는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식이었어요. 결국 피해가 없었으니 합의라는 표현이 정확하진 않지만, 합의금 형태로 배상적 성의를 보여주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저는 검찰 송치된 지 한 달 반쯤 지난 후에 했어요. 너무 빨리 하면 '미리 준비했네' 하는 느낌이고, 너무 늦으면 '뒤늦은 성의' 같을 수 있으니까요.
결국 제 생각에는 어떤 하나가 결정적이었다기보다, 이 모든 게 시간 순서대로 일관성 있게 쌓여야 했던 것 같습니다. 수치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받아들이고, 그 다음 모든 조치를 '이 사람은 정말 바꾸려고 한다'는 방향으로 맞춰야 했던 거죠. 반성문은 명확하게, 교육은 기본에 상담으로 플러스, 합의는 타이밍을 맞춰서, 법정 가기 전까지 일상도 깨끗하게 유지하는 식으로요. 패키지라는 표현이 맞는 이유는, 어느 하나가 빠져도 효과가 떨어지지만, 전부 갖춰지면 개별로서의 약함을 보완할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