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단계 때 제출한 반성문을 검사가 다시 수정해서 제출하라고 했었어요. 처음엔 좀 황당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맞더라고요. 제 글은 추상적이었거든요. 음주운전이 위험하다는 일반론만 있고, 본인이 실제로 뭘 잘못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가 구체적이지 않았던 거였어요.
두 번째 버전은 그날 상황, 어떤 판단 미스가 있었는지, 가족한테 끼친 불안감, 그리고 대중교통 이용으로 실제 바뀐 일상까지 넣었어요. 검사가 OK 사인한 글이 최종 양형자료로 들어갔는데, 판사가 판결문에서 언급한 부분이 정확히 거기였어요. 빈말이 아니라 실행 중인 부분을 봤다는 뜻이더라고요. 반성문이 양형을 좌우한다는 건 그 경험 이후로 정말 체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