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님이 양형자료로 가족 관계 서류 말고도 추가로 제출할 게 있냐고 물었을 때, 저는 할 말이 없었어요. 증명서류는 다 구했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때 변호사님이 제안한 게 가족 진술서였습니다.
처음엔 아내한테 쓰라고 했는데, 아내가 저보고 아버지한테 한 번 물어봐 달라고 했어요. 저희 아버지는 이미 한 번 진술서를 쓰신 적 있으셨는데, 추가로 한 장 더 써주실 수 있냐는 거였죠. 아버지께 전화 드렸을 때는 좀 떨렸어요.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 크니까요.
그런데 아버지가 쓰신 글을 받고 읽어보니까 뭔가 달랐어요. 제가 회사 복귀한 이후로 어떻게 변했는지,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퇴근 후에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거, 가족 식사 때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외부인 입장에서 본 저의 변화를 글로 남겨주신 거죠.
법원에 제출한 뒤 변호사님께서 이 진술서가 꽤 효과적이라고 평가해주셨어요. 단순히 가족이 용서했다는 내용이 아니라, 실제로 일상에서 어떤 식으로 책임감 있게 살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됐다는 뜻이었습니다. 나중에 판사님 앞에서도 이 점이 논거로 사용되지 않았나 싶네요.
혹시 가족 양형자료를 준비하시는 분 있으면, 단순한 용서의 글보다는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변했는지, 일상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써주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가족이 직접 목격한 변화가 가장 설득력 있는 자료가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