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준비 과정에서 변호사가 이상한 걸 물어봤어요. 요즘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나냐고. 처음엔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양형자료에 생활 관리 능력이 들어간다는 거더라고요. 1심 판결문을 다시 읽어보니 판사가 "피고인의 생활 태도"라는 표현을 썼었어요. 그때는 넘어갔는데, 그게 실제로 형량에 반영되는 항목이라니 생각을 좀 다시 하게 됐습니다.
사건 초반엔 그럴 여유가 없었어요. 경찰 조사, 검찰 소환, 법정 출석 준비하느라 일상이 뒤죽박죽이었거든요. 밥도 때맞춰 먹고 잘 시간도 불규칙했어요. 퇴근하고 변호사 편지 읽고 기소 내용 정리하다 보면 새벽 2시, 3시가 되는 날도 많았고요. 그때는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그게 법정에서도 보이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변호사 조언을 받고 나서 의도적으로 습관을 바꿔봤어요. 아침 6시 30분 기상, 밤 11시 취침을 정하고 한 달을 그렇게 지내봤습니다. 처음 2주일은 진짜 힘들었어요. 몸이 그 리듬을 기억하지 못하니까 밤에 자꾸 눈이 떠지고, 아침도 피곤한 상태로 깨어났거든요. 근데 3주차부터 달라지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는 게 조금 덜 괴로워지고, 밤에도 피곤해서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어요.
동시에 식사 시간도 고정했어요. 아침 7시, 점심 12시, 저녁 7시. 처음엔 억지로 집어넣는 느낌이었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그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배고파지기 시작했어요. 직장에서도 좋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제대로 깨어나니까 회의 참석할 때 집중력이 달라지고, 동료들이랑 대화할 때도 더 또렷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마 내가 좀 더 정상적으로 보였을 거예요.
이게 양형자료 준비와 직결된다는 걸 알고 나서는 달라졌어요. 그냥 건강 때문이 아니라 법원 제출용 생활 기록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신경을 쓰게 됐습니다. 변호사가 말한 대로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매일 밤 11시 전에, 그날 있었던 일과 내가 뭘 했는지 짧게라도 적으려고 노력했어요. 기록이 남아야 나중에 증거가 되거든요.
현재 항소심 대기 중인데, 지난 3개월간 이렇게 살아온 기록들이 자료가 될 거라고 변호사가 말했어요. 일관된 생활 패턴,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그리고 직장에서의 성실한 태도. 이런 것들이 "피고인이 갱생 의지가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증거가 된다는 거죠. 처음엔 이게 형량 감경과 무슨 상관 있나 했는데, 이제는 이해가 돼요. 판사 입장에서 봐도 밤낮이 뒤바뀐 사람과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사람의 신뢰도가 다를 테니까요.
지금도 계속 유지 중입니다. 퇴근하고 헬스장 가는 것도 이 일상의 일부예요. 의무감보다는, 이게 앞으로 내가 살아갈 방식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냥 자연스럽게 되더라고요.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이 있다면, 변호사와 상담할 때 생활 관리 부분을 꼭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단순히 건강한 생활이 아니라 법적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