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녁 시간에 동네 한 바퀴 도는 게 일과처럼 됐어요. 처음엔 그냥 집에만 있으면 답답해서 나간 거였는데, 자꾸만 같은 길을 걷게 되더라고요. 이젠 거의 루틴 수준입니다.
어제는 평소처럼 공원 쪽으로 나갔는데, 작은 카페 앞 테이블에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어요. 까만 고양이, 정말 먹음직했어요ㅋㅋ 한 5분 정도 서서 쳐다봤는데 주인은 안 왔네여. 그냥 앉아있는 게 아니라 뭔가 하는 척 하는 척 고양이 행동이 있잖아요. 그런 걸 보고 있으니까 시간이 되게 빨리 가더라고요.
사건 종결되고 나서 한 달쯤 지났는데, 이제야 이런 소소한 거에 눈길이 가는 것 같아요. 예전 같으면 공원을 걸으면서도 맨날 생각만 했거든요. 혼자 자책하고, 판결 나올 때를 불안해하고... 근데 요즘은 길 가면서 카페 신메뉴 본다거나, 고양이 본다거나, 날씨 느낀다거나 그런 게 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변호사 선생님이랑 통화했을 때도 "일상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게 뭔지 실감이 안 됐거든요. 그냥 밥 먹고 출근하고 하는 게 일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일상은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산책로 고양이 보는 그런 순간들이.
산책할 때마다 같은 거 보는데도 매번 다르게 느껴지는 게 신기합니다. 오늘도 나가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