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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쓸 때 아직도 손이 떨려요

🌲· 약 2개월 전· 👁 14· ♥ 2· 💬 6

사건 이후로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가 금전 관리였어요. 변호사 선임비, 법원 수수료, 검사 인견료, 심리평가 비용까지.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지출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통장을 열기가 정말 무서웠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차마 아내에게 자세히 말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처리해야 할 사건이 있는데 돈 얘기를 자꾸만 꺼내기가 그렇고, 이미 폐를 끼친 입장에서 더 이상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던 거죠.

변호사분이 진행 과정마다 필요한 비용을 미리 알려주셨던 덕분에 급하게 당황하진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추가로 들어가는 부분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일단 내가 맡은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차용증을 끊고 빌렸던 적도 몇 번 있습니다. 아버지는 도움을 드리려고 했지만 받지 못했고, 직장 복귀 이후로는 월급에서 조금씩 갚아나가고 있는 중이에요.

지금은 사건이 마무리된 상태인데도 카드를 쓸 때나 통장을 들여다볼 때 그 당시 감정이 계속 떠올라요. 생각 없이 커피를 사먹거나 옷을 사려고 할 때도 그 돈이 혹시 다른 곳에 필요한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쓸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돼요.

최근에 아내와 처음으로 가계부를 함께 정리해봤어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연간 목표를 어떻게 잡을지를 놓고 대화했는데 그때 아내가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신이 이미 책임지고 있으니까 나머지는 함께 하자"는 거였어요. 그 말을 듣고 한 달에 얼마씩 저축하고, 딸 교육비는 어떻게 할지, 부모님께는 언제쯤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를 차분히 계획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돈을 쓸 때 손이 떨리지는 않아요. 대신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됐고,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 있다면 처음엔 정말 힘들겠지만 변호사나 주변 분들과 비용 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게 마음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짊어지려다 보면 더 커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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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약 2개월 전
통장 열기가 무서웠다는 표현이 정말 와닿네요. 저도 변제 과정에서 비슷한 심정이었어요. 매번 돈이 빠져나갈 때마다 죄책감이 한 번씩 밀려왔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게, 그 돈이 실은 책임을 지는 과정이라는 거였어요. 아내분 말씀처럼 "이미 책임지고 있다"는 인식이 생기니까 마음도 좀 달라지더라고요. 지금도 카드 쓸 때 한 번 더 생각하는 건 변하지 않지만, 그게 나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가계부 함께 정리하시는 모습이 정말 좋네요.
🌲· 약 2개월 전
통장 들여다볼 때마다 그 감정이 떠올라온다는 거, 정확히 알겠습니다. 저도 검찰단계 종결 후 한참동안 돈 쓸 때마다 불안감이 있었거든요. 아내분이랑 함께 계획을 세우면서 조금씩 마음이 놓이는 거 같으니 다행이네요. 그 과정이 쌓여서 신뢰도 다시 생기는 것 같습니다.
🌲· 약 2개월 전
아내분 말씀이 정말 좋네요. 함께한다는 게 이렇게 든든할 수 있구나 싶었어요.
🌳· 약 2개월 전
그 죄책감 정말 크더라 ㅠ
🌲· 약 2개월 전
아내분 말씀이 정말 좋네요. 그 신뢰가 있으면 앞으로도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약 2개월 전
통장 들여다볼 때 그 감정이 자꾸만 떠오른다는 거, 정말 알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그런데요. 아내분 말씀이 정말 좋네요. 함께 가계부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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