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받은 지 석 달쯤 됐을 때 검찰에서 전자조사표가 날아왔습니다. 처음엔 뭔지 몰랐어요. 봉투를 뜯고 보니 QR코드와 함께 장문의 설명서가 들어있었고, 인터넷으로 접속해서 본인 정보와 현재 상황을 입력하는 방식이더라고요.
생각보다 상세했습니다. 취업 상태, 가족관계, 교육 이수 현황, 심리 상태까지 묻는 항목이 꽤 많았어요. 처음엔 이게 다시 처벌받을 근거가 되진 않을까 싶어서 조심스러웠는데, 변호사님께 물어보니 이건 집행유예 이행 상황을 추적하는 행정 절차라고 하더라고요. 솔직하게 답변하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심리 상담이나 교육 이수 관련 문항이었어요. 기간과 시간을 정확하게 입력해야 했고, 증명 자료가 필요한 항목도 있었습니다. 이수명령으로 다니는 곳에서 발급받은 수료증과 출석 기록을 스캔해서 첨부했는데, 그렇게 하나하나 챙기다 보니 내가 실제로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더라고요.
제출 마감이 한 달로 설정돼 있었는데, 그 기간 동안 몇 번을 다시 읽고 수정했습니다. 틀린 부분이 있을까봐. 결국 제출했고 확인 메일이 왔을 때는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 들었어요. 이런 행정 절차들이 쌓이면 결국 기록이 남겨지는 거고, 그게 나중에 복역이나 추가 처벌 같은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라면 전자조사표를 받으셨을 때 너무 불안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건 감시라기보다는 절차이고, 성실하게 답변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