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터지고 경찰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가 제일 혼란스러웠어요. 그 기간에 뭘 해야 하는지, 뭘 하면 안 되는지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니 수사 초기에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나중 합의 과정에 꽤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엔 변호사 선임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 죄를 인정하는 상황이고 어차피 합의할 거면 굳이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경찰 조사 단계에서 부터 기록이 남는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첫 조사에서 제가 한 진술이 나중에 반복되고, 그게 법원까지 올라간다는 의미였습니다. 초기 진술을 제대로 다듬지 못해서 나중에 변호사가 수정 진술을 다시 신청해야 했고, 그 과정이 꽤 번거로웠어요.
수사 초기에는 피해자와의 접촉도 신중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제가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 적이 있거든요. 변호사를 거쳐서만 접촉해야 한다는 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더라고요. 너무 당연해 보이지만 당사자는 그 기간에 정신없어서 이런 기초를 놓치기 쉽습니다.
그리고 경찰에서 소환이 나면 혼자 가지 말고 변호사를 동반하거나 최소한 변호사 의견을 들어서 가는 게 좋습니다. 제 경우 두 번째 조사부터 변호사가 동반했는데, 그 차이가 정말 컸어요. 말 실수도 줄어들고, 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리해서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저처럼 경찰 소환장을 받은 초기 단계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일단 변호사 선임을 먼저 생각해보시길 권합니다. 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사 기록을 정확하게 남기는 것이 나중에 합의와 선고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뼈저리게 느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