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양형자료 패키지 준비하면서 반성문을 먼저 요청했어요. 처음엔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복잡하더라고요. 제가 쓴 첫 번째 버전은 뭔가 너무 일반적이었나 봅니다. 변호사가 돌려주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근데 피해 상황은 빼고" 이렇게 피드백을 줬거든요.
두 번째 시도에서는 내 심리 상태,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에 초점을 맞춰봤어요. 어릴 때부터의 생활 환경이나 스트레스 요인들을 솔직하게 썼는데, 변호사는 또 다시 "이건 변명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어요. 반성문은 원인을 설명하되, 절대 그것이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는 선 위에서 써야 한다는 걸요.
세 번째 버전부터는 달라졌습니다. 내가 한 행동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집중했어요. 동시에 검찰이 보고 싶어 하는 건 결국 "이 사람이 정말 바뀔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미 이수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상담 계획, 앞으로의 생활 방식 변화를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변호사가 마지막으로 봐줄 때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 정도면 검사도 봐줄 거 같다"고 했어요. 뭔가 이상한 게 처음엔 반성문이 단순히 "죄송합니다" 정도의 문서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법정에서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중요한 도구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혼자서는 절대 못 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