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단계 종결 후 민사합의를 미뤄뒀던 게 지금도 생각나네요. 당시엔 "벌금형 나올 테니 굳이 지금 합의할 필요 없지 않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공판이 시작되고 판사가 합의 권유를 몇 번 언급하니까 그제야 정신을 차렸어요. 변호사가 "합의 여부와 시점이 양형 판단에 영향을 준다"고 했을 때 정말 후회했습니다.
실제로 제 사건에서 변화가 생긴 건 1심 공판 2회차 때였어요. 그 전까지는 합의 없이 진행되다가 판사의 중재 제안 이후로 피해자측과 연락이 닿아서 합의 협상을 시작했는데, 이 타이밍이 늦었다는 걸 판결문에서 확실히 드러났어요. 판결문에 "피고인이 공판 중반부에야 합의를 시도했으나" 이런 식으로 나왔거든요. 판사 입장에선 검찰단계에서 이미 반성하고 자진해서 합의했다는 게 훨씬 낫다고 본다는 뜻 같았습니다.
변호사 얘기로는 합의금 액수보다 시점이 더 중요하다고 했어요. 물론 액수도 양형 참고사항이지만, "언제 피해 복구를 시도했는가"가 진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거였습니다. 제 경우 0.16%라는 측정치도 있었고 교육도 이수했는데, 합의를 뒤늦게 한 게 그 효과를 좀 먹어치운 느낌이에요. 반성문이나 교육 이수증도 결국 "지속적인 반성"을 보여주는 자료인데, 합의 없이는 그게 행동으로 증명되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비슷한 단계에 있는 분들한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검찰 불기소나 기소 유예 받은 직후가 합의 타이밍으로는 최적이라는 거예요. 공판까지 가면 시간도 더 걸리고 심리적 부담도 커지니까요. 저처럼 후회하지 않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