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단계에서 변호사님과 상담할 때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 있었어요. 양형자료를 촘촘히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법정에서 판사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이 사람이 정말 바뀔 의지가 있는가'라는 거였어요. 그걸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가족 관계라고 했습니다.
저는 3회차였거든요. 실형이 나올 수 있다는 걱정에 밤을 지새웠는데, 변호사가 아내한테 편지를 써달라고 제안했어요. 판사 앞에서 가족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의견서가 있으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요. 처음엔 쑥스러웠어요. 아내가 나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런 글을 쓰게 하다니 싶었거든요.
그런데 아내가 쓴 글에는 제가 예상하지 못한 대목들이 있었어요. 아이들 교육 문제, 생활비, 밤샘 걱정. 제 음주운전이 얼마나 가족 전체를 흔들었는지를 담담하게 적어놓은 거예요. 변호사는 그 편지가 "피고인의 반성만큼이나 피해자인 가족의 고통과 요청이 명확하다"고 법정에 제출했습니다.
선고 후 판사 의견을 들으니, 가족 관계와 피고인의 생활 기반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실형 회피에 결정적이었다고 했어요. 반성문이나 금주 인증서도 분명 필요했지만, 결국 "이 사람이 사회 속에서 계속 지탱받고 있는가"라는 판단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지금 검찰 단계에 있는 분들이 보실까봐 덧붙이는데, 양형자료 중에 가족 의견서를 빼지 마세요. 본인의 진심 어린 반성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받아줄 가족이 있다는 증명이 판사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합니다. 당연히 거짓으로 꾸며서는 안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