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받으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가족들의 반응이었어요. 처음엔 사건 얘기 자체를 꺼내지 못했는데, 결국 다 알게 되니까 집에 있는 분위기가 정말 묘했습니다. 엄마는 날 도와주려고 하는데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하시고, 아내는 자꾸 내 판단을 의심하는 눈치가 보였어요. 그래서 변호사한테 물어본 게 가족들을 증인으로 신청할 수 있냐는 거였습니다.
변호사 말로는 공판에서 증인 신청이 가능하긴 한데, 그게 항상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고 했어요. 특히 가족 관계가 복잡하거나 이미 사건으로 인해 감정이 상한 상태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더군요. 증인 신청한다는 것 자체가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가족을 불러내는 거라서, 그게 나중에 가족 관계에 또 다른 금이 갈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 얘기 듣고 한동안 고민했어요. 내 입장에선 아내가 내 성격을 증언해주고, 엄마가 어렸을 때 환경을 얘기해주면 양형에 도움이 될 거 같았거든요. 근데 변호사가 지적한 게 타당했습니다. 증인 신청하려면 그들이 법정에 서야 하고, 검사한테 반박 신문도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가족들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거였어요. 특히 아내 같은 경우 이미 사건으로 많이 흔들려 있는데 거기다 법정까지 가면 회복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양형자료로 가족 관계를 보여주는 다른 방법들을 찾기로 했어요. 편지를 받는 거, 가족과의 대화 내용 기록, 함께 찍은 사진들 같은 거요. 변호사가 그런 자료들도 충분히 설득력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뭔가 법정에 직접 나가는 것보다 이런 자료들이 더 솔직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아내가 편지로 내 성찰을 지지한다고 쓴 글이, 법정에서 어색하게 증언하는 것보다 훨씬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결과적으로 맞는 결정인 것 같습니다. 가족 관계가 최우선이니까요. 처벌 감경도 중요하지만, 사건 이후에 가족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간이 훨씬 길잖아요. 혹시 비슷한 고민 하시는 분 있으면, 증인 신청이 항상 답은 아니라는 거, 한 번쯤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변호사랑 상담할 때 가족 관계 상태를 솔직하게 얘기하고, 다른 방법들이 있는지 물어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